[나루이야기05]-피할 수 없는 중성화(코리안 숏헤어 )

2022. 9. 12. 17:00고양이

반응형

<수컷고양이의 비애-중성화>

인간 남자에게는 남자로 태어나게 되어 피할수 없는 몇가지 시련이 있다. 포경수술, 군대 등등

마찬가지로 수컷 집고양이 에게도 피할 수없는 시련이 있는데 나루는 지금 그 시기에 와있다.

 

생후 6개월이 된 나루는 소중한것을 강제로 포기 할때가 되었다.

사실 나루는 어려서 그런지 땅콩에대한 미련이 별로 없어 보였다 만져도 화를내거나 하지 않았다.

 

고양이는 신비의 동물이라는 말이 사실일까 

나루는 중성화 수술을 하는 전날부터 불러도 오지 않고

평소와 다르게 화분 뒤에 숨어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우리가 '내일 너 땅콩 떼러 갈거야'라는 말을 하긴 했지만 알아듣는 것도 아닐텐데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나루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우리는

중성화를 하면 예방할 수 있는 병들이 있기에

나루를 데려왔을 때부터 중성화에 대한 준비를 어느 정도 하고있었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중성화 수술 후 주의 사항을 미리 숙지했고

여집사의 본가 막내 강아지(몽구)가 쓰던 방석 넥카라도 가져와 준비해 두었다.

 

<수술 전>

수술 10시간 전 집안 곳곳에 있던 나루 물그릇, 밥그릇을 모두 치우고 금식에 돌입했다.

아마 늘 배부르게 먹는 것에 익숙해져있던 나루는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혹여나 배가 고파 밤새 울어댈까 그날은 하루 종일 평소보다 강도가 높은 놀이를 계속해줬다.

그덕에 지쳤을까 나루는 숙면을 취했고 다음날 아침 배가고프다며 우렁차게 울어댔다. 

 

평소에는 이동장 문만 열어둬도 잘 숨어들어갔지만 이날은 달랐다.

출발전에 이동장에 들여 보내려는데 나루는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전에 1,2차 접종하러 갔을 때랑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한번도 이동장을 거부했던 적이 없던 나루였기에 당황한 여집사가 나루를 달래고 달래

겨우 이동장에 욱여넣고 병원으로 향했다.

마취제 용량 때문인지, 나루 몸무게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약 3.4kg이었다. 매번 갈 때마다 최고 몸무게를 갱신 중이다.)

피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무 문제 없다는 결과를 듣고서야 수술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나루를 병원에 맡기고 한 시간 정도 뒤에 다시 찾아갔다.

 

<수술 후>

다행히 나루는 수술 후 아프다거나 힘든 기색을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마취가 덜풀려 비틀거리는 모습이 평소와 많이 달라 마음이 쓰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병원에서 제공해준 플라스틱 넥카라 때문에

평소 다니던 길인데도 불구하고 부딪힌다거나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

강아지용 방석 넥카라는 나루에게 너무 크고 생각보다 무거웠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나루가 쉽게 빼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강아지용 넥카라는 나루에게 사용할 수 없었다.

 

짠한 마음에 잠시 넥카라를 풀어 줬다.

그러나 우리가 보지 않는 틈을 타 금새 수술 부위를 그루밍 해대고 있었다.

불쌍한 척 힘든 척 한 것은 역시..

우리를 속이기 위한 연기였던 것일까.

 

우리는 나루가 생활하기에 편하면서도 수술 부위를 핥을수 없는 넥카라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부직포 행주를 가지고 고양이용 넥카라를 만드는 분들이 있었다.

 

마침 새 행주가 집에 있어서 바로 만들어봤다.

노란 행주를 충분히 크게 동그랗게 잘라 얼굴이 닿을 수 없도록 면적을 넓히고

나루의 얼굴이 쉽게 빠지지 못하도록 목을 집어넣는 입구는 최대한 작게 만들었다.

 

나루가 머리를 집어 넣는 게 조금 뻑뻑했지만 부직포 재질이라 잘 늘어나

막상 머리를 집어 넣은 뒤에는 나루의 목을 조이지 않았기에 불편함을 없어 보였다.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생각대로 넥카라가 앞으로 솟아있지 않아

나루가 평소 다니는 길들을 다니는 데에 불편함이 없었고

플라스틱 뿔이 없어서 밥을 먹는 데도 거슬리지 않았다.

 

그러나, 나루는 행주 넥카라에 감사하다며 잘 적응한 모습을 보여준 뒤

몇 시간 후 행주를 걷어내고 수술 부위를 그루밍을 하던 중, 우리에게 들켰다.

 

이제 와서 인터넷으로 주문하기에는 늦었다고 판단,

결국 집에서 가까운 펫마트로 향했다.

 

실리콘(?) 재질의 작은 넥카라를 3천원에 구입했는데

플라스틱과 달리 말랑말랑 해서 어딘가에 부딪혀도 큰 소리가 나지 않고,

방석 넥카라와 비교했을 때에도, 이물질이 묻어도 닦아내기에 편했다.

 

무엇보다 S 사이즈가 나루 목 둘레에 딱 맞아 나루가 아무리 노력해도

넥카라를 나루 혼자 벗어낼 수 없었다!

 

이 제품을 다른 중성화 하실 분들에도 추천한다. 

7일이 지나 나루는 상처가 아물어 실밥을 떼어내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왔다. 

(사실 녺는 실을 사용해서 수술했기에 실밥을 풀러 갈 필요는 없었지만,

자꾸 나루가 실밥을 핥고 흔들어대서 덧날까봐 병원에서 바로 제거했다.)

 

인터넷 후기에서 봤을 때는, 수술 후 성격이 변했다거나 밥을 안먹게된다는 등

평소와 다르게 이상 증세를 보이는 고양이들이 종종 있는 것 같아 걱정했지만,

다행히 나루는 그저 원래 땅콩이 없던 것처럼 같은 생활을 했다.

 

반응형